일회용품
소탕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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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ditor. Danbee Bae, Yumi Son
Photographer. Yeseul Jun

영화 를 연상시키는 심벌과 이름이 참 재미있다. 고스트버스터즈가 ‘귀신 잡는 대행 회사’였던 것처럼, 트래쉬버스터즈는 쓰레기를 잡는 대행 회사가 맞나?

곽동열(이하 곽1)

생각하신 대로 그 영화를 상징하는 여러 요소를 오마주했다. 그들은 유령을 퇴치했지만 우리는 일회용품을 퇴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영화를 모르는 분이 많더라. 아마 영화가 나온 지 오래 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저 ‘눈에 띈다’, ‘재미있다’ 정도로 우리를 인식하는 것 같다.

최안나(이하 최)

우리 멤버 모두 영화에 나오는 음악과 패션을 너무 좋아한다. 무엇보다 영화 전체에 흐르는 유머 코드가 마음에 든다. 환경문제에 유쾌하고 즐겁게 접근하고 싶은 우리의 지향점과 일맥상통한다.

트래쉬버스터즈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나 배경이 궁금하다.

곽재원(이하 곽2)

이 일을 하기 전 나는 회사원이었고, 동열 님과 안나 님은 각자 프로젝트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앞으로 잘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청년들이었다. 그래서 함께 배낭여행도 떠나고 여러 축제나 마을 재생 프로젝트 같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내 경우에는 당시 축제 관련 일을 하고 있던 터라 축제 때마다 배출되는 막대한 양의 쓰레기에 관심이 있었고, 그런 경험과 고민이 여기까지 이어졌다. 더 잘살기 위한 우리의 궁리가 ‘트래쉬버스터즈’를 만든 거다.

자연과 지구, 사회를 위하는 일이 사업적으로도 승산 있다고 판단한 결정적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곽2‣

마침 서울시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게 창업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었다. 그래서 지원에 앞서 한 축제에 참여해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빌려주고 반납하는 지금 서비스 형식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설치미술을 하는 동열 님, 그래픽디자인을 하는 안나 님과 함께 각자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 창업을 준비하고 지원서를 제출했다. 2019년 9월에 사업이 채택됐고, 이듬해 1월 ‘트래쉬버스터즈’가 공식적으로 론칭했다.

각자 어떤 숟가락을 사용하고 있나?

곽1‣

별거 있나?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숟가락을 주로 사용한다.

곽2‣

나도 그렇다. 은수저를 쓰고 싶지만 집에 스테인리스밖에 없는 것 같다.(웃음)

최‣

설거지를 바로바로 하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나무 수저는 쓰기가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스테인리스 숟가락을 쓰고 있다.

트래쉬버스터즈가 사용하고 있는 다회용기 역시 플라스틱인데, 일회용 플라스틱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곽1‣

PPPolypropylene 소재로 식기류를 만들기에 적합하도록 단단한 플라스틱이라 오래 쓸 수 있다.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하고 인체에 무해해 아이들 용품이나 이유식 용기로도 많이 쓰인다. 이 소재를 선정한 이유는 안전성과 더불어 재가공이 용이하다는 데 있다. 오래 사용한 후 분쇄하면 원재료가 된다. 그럼 또 식기나 다른 물건으로 재가공할 수도 있다.

오렌지 컬러도 그렇지만, 용기 모양이 참 예쁘다. 숟가락이나 포크 등의 식기류를 굿즈로 제작할 계획은 없나?

최‣

우리는 궁극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데 목적을 둔다. 그런데 만약 ‘트래쉬버스터즈’를 상징하는 용기들이 세상 어딘가에 버려지고, 이것이 발견된다면 이는 우리가 바란 바가 아닐뿐더러 브랜드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 그래서 굿즈로 판매하되, 버려지지 않고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KT Y 제로 웨이스트 피크닉 세트’ 프로젝트는 다회용기에 3년 약정 제도를 도입해 3년간 훼손이나 변심 시 택배비까지 우리가 부담해 회수하는 방법으로 용기를 판매하기도 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자에게 접근하고 있지만, 우리는 되도록 우리 사이클 안에서 폐쇄적으로 용기를 운영·관리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트래쉬버스터즈가 보여줄 행보와 유머에 기대가 크다.

곽1‣

‘제로 웨이스트’ 개념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어느새 익숙한 용어가 됐듯, MZ세대에게 환경은 전보다 친숙한 이슈이자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은 면이 있다. 앞으로 좀 더 확실히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는다면 하나의 문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례 없던 시스템을 트래쉬버스터즈가 새롭게 만든 것처럼 앞으로도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우리의 문화로 자리 잡는 데 앞장서고 싶다.

최‣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환경문제는 결코 개개인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럽의 경우는 다양한 제도와 규율이 환경과 개인을 보호하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 시스템이 먼저 구축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모두가 동참할 수 있고 접근성도 용이해질 것이다. 어디선가 트래쉬버스터즈를 만난다면 거부감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다회용기 사용에 동참해주기 바란다.

곽2‣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우리 역시 무심코 일회용품을 썼다. 그런데 하나씩 천천히 도전하고 실천하니 이제는 일회용품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다양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환경과 라이프는 직결된 문제다. 환경을 너무 어렵게 혹은 멀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툴즈> ‘숟가락’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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